‘돈’이라고 하는 것이 사람에게 얼마나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존재인지, 끊임없이 곱십어볼 수밖에 없었던 시기였습니다. 한때 탄탄대로를 걸으며 누구보다 훌륭한 인품과 인성을 발휘하여 때때로 저를 부끄럽게 했던 삼촌이, 기업 도산을 막으려다 좌절하고 거듭된 불운이 겹쳐 쉽게 재기하지 못하게 된 후부터, 걷잡을 수 없이 성격까지 바뀐 현실에 대해, 저는 많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성선인가, 성악인가, 성무선악인가 하는 철학적인 주제에 대해서도 실로 많은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던 사춘기 시절에, 삼촌 집안의 변화를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느꼈던 많은 상념은, 저로 하여금 ‘모두가 좌우되지만, 그 실체에 대해서는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돈의 존재에 더욱 깊게 알아가고 싶다는 소망을 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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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는 그렇게 깊이 심취할수록, 저 또한 그 마력에 매료되어 마구잡이로 휘둘리는 인간이 되지 않을지에 대한 걱정을 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제 인생의 롤 모델로 삼았을 만큼 존경하고 좋아했던 삼촌이, 사업 실패로부터 이어진 극명한 재정 변화에 얼마나 많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는지 상기하다 보면, 나는 절대 그렇게 되지 말아야겠다는 경계심을 품게 되곤 했습니다. 제가 어떤 사상에 휩쓸리더라도 다시 현실로 돌아오게 해줄 촉매처럼 말입니다. 어린 시절, 제게 그저 무한한 존경심과 약간의 자격지심을 갖게 했던 삼촌의 존재는, 예전과 상당히 많은 변화가 이루어진 다음에도, 반면교사의 기능으로 제가 삶을 끊임없이 반성하며 조심스럽게 나아가게 하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었던 것입니다.